인터넷에 글을 쌓아두면서


 요즘은 인터넷에 글을 쌓아두고 있다.

 컴퓨터는 이것저것 해본다고 자주 엎어버리고

 백업하기는 귀찮고 그러니

 남는 것은 지난 일에 대해 미련을 버려서 괴롭지 않게 되거나

 어디 딴 곳에 묻어두는 것이 좋으리라.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인터넷에 옮기고 있다.

 옮긴다고 해봤자 구글 문서도구에 저장하는 것 뿐이지만

 적어도 며칠 먹을 식량을 어디에 맡겨 놓은 것마냥

 그쪽에 대해서는 생각을 접어도 될 것 같다.

 생각나면 글을 쓰는 곳은 거기와, 여기와, 그리고 수첩.

 셋 중 하나에는 내 기억의 편린들이 숨쉬고 있다.

 고독한 밤을 즐긴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끄적이는 글들은 그 세군데 중에 한 곳에 갇혀있다.

 언젠가는 미이라가 되어버릴 지도 모를 글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재어두리라.

 그 글들이 내가 나를 기억하게 하는 유일한 것이 될지도 모르니.

by 하얀미르 | 2010/02/05 22:23 | 말해보다 | 트랙백 | 덧글(1)

직장생활이란.....


 직장생활을 할 직업은 아닌 데 인연이 그런 것인지 3년간은 꼼짝없이 직장생활을 해야할 것 같다

 1년도 안 되는 짧은 직장 생활에서 느낀 것 들을 적어보면

 눈치.... 서로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은 해도 이상하게 보일까봐 눈치

 짜증.....어차피 일 많이 한다고 봉급 팍팍 오르는 것도 아닌 데 새로 일 생기면 밀지 못해 안달

 분위기....상사 일기예보에 그 넓은 사무실 전체 분위기에 고기압과 저기압이 왕복을 한다. 

 회식....밥 값 적게 나간다고 멋모르고 좋아하던 때가 부끄럽다. 그나마 상사 없는 회식은 좀 먹을만하더라. 다들 입맛이 다양하니 구내식당 다음으로 많이 가는 곳이 부페집이 되었다.

 규칙적 출근 불규칙적 퇴근....9시 출근 6시 퇴근. 나는 그나마 칼퇴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분들은 아님. 식당 야근 식대에 내 이름이 없는 게 고마울 뿐이다.

 절약....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 했던가? 최고의 절약은 일하는 것이다. 적어도 그 시간에 돈을 쓰지는 않을테니까. 바쁜 만큼 돈은 쌓인다. 하지만 몸도 고장나 있겠지.

 관계....뻔한 생활에 뻔한 일. 그 균형을 트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 불편한 사람과의 쉬운 일 보다는 마음 편한 사람과의 철야가 낫다.

 호박씨....직장생활의 조그마한 안식은 역시 뒷담화라 할까? 언제나 보는 사람들이니 만큼 뒷담화의 소재로도 왠지 친숙하다. 뭔가 일이 터지면 풀스토리를 알고 있는자가 위너!

 부모님....부모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고생해서 번돈을 자식들 뒷바라지 하는 데 쓰셨으니.

 뱃살....앉아서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면 살 찐다는 당연한 사실을 너무나도 쉽게 알게 된다. 앉아서 컴퓨터만 두드려도 운동갈 힘은 이상하게 눈꼽만큼도 없어지고 식욕은 헬스하고 나온 사람마냥 좋다.

 결국 사람... 아무리 거창한 일도, 아니면 신문에 한 줄 나거나 아니면 아주 일상적인 일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 우리가 하는 일은 결과로 나오지만 그 껍질을 조금만 파보면 결국 사람이 하고, 사람이 있다.

by 하얀미르 | 2010/01/05 16:41 | 트랙백 | 덧글(0)

구당에게 일어난 일


 구당 김남수에게 일어난 최근의 일은 몇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이 일의 당위성 여부는 중요한게 아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의미가 없다.

 법치국가에서 불법인 행위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인정받을 수 없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법치국가에서는 모든 행위가 법에 근거를 두고 있어야 한다.

 구당의 치료가 아무리 훌륭하고 효과가 뛰어나다 해도, 구당 오로지 한 사람만을 합법적인 의료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는가?

 무슨 근거로 비의료인을 의료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답답한 것은 이런 사태를 보는 세인들의 시선이다.

 불법행위에 대해 무식한 한의사보다는 낫다느니, 돈만 밝히는 한의사들보다 낫다느니, 돈을 받지 않고 했으므로 훌륭하다느니 하는 말들을 볼 수 있다.

 한의사가 그만큼 신뢰를 못 얻고 있다는 반증이 답답하다. 그리고 한의사들이 약을 파는 것에 혈안이되어 있다고 매도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도대체 무엇이 저런 말들을 나오게 했는가? 만약 의사가 아닌 어떤 사람이 인증되지 않은 주사제와 수술법을 만들어 여러 명을 고쳤으니 계속 치료하게 해달라고 했으면 저런 반응이 나왔겠는가? 당사자마저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옹호하는  말들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무엇이 한의사들을 약장사로 매도하게 하는가?

 침과 약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하지만 침은 의료보험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약은 비보험이 대부분이라 치료의 목적으로 권장해도 그 가격이 선뜻 접근하기 어렵다. 건강보조제처럼로 먹으면 좋고 안 먹어도 그만이라면 이를 권하는 한의사가 약장사로 보인다고 해도 할말은 없다. 하지만 병을 치료하는 한약이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은 답답하고 분노가 치미는 일이다.

 여기에 대한 대처방법은 다 있다. 첩약의보, 임상시험을 통한 효과 검증, 객관적 기기개발 등 그 동안 자고 일어날 때 마다 숱하게 들고 외쳤던 것들이 여기에 대한 처방이다. 하지만 이제 좀 가시적으로, 본격적으로 결과를 내어보자. 시간은 점점 더 절박하게 이를 해결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by 하얀미르 | 2009/12/27 03:37 | 말해보다 | 트랙백 | 덧글(2)

왜 아픈지 묻고 싶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뒷목과 어깨죽지는 편할 날이 없다.

 고개를 숙일때 마다 당기고, 과식하면 묵직하고 조금만 잘못자면 아프다.

 덩달아서 양 뒷꿈치는 술 많이 마시면 욱신거리고 잘 때는 장딴지에 쥐가 날까 두렵다.

 입은 마르지만 물은 마시고 싶지 않고, 정신은 언제나 술 취한 것처럼 몽롱하다.

 맛있게 음식을 먹고 소화시켰던 적이 얼마나 되던가?

 내가 스스로 고쳐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병.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된 것인가?

 욕망의 불길에 모든 것을 맡긴 부나비처럼

 몸은 어느 순간 잔해만 남아 나를 지탱하고 있다.

 자신을 불태워서 다시 태어나는 불사조는 꿈.

 황량한 잿빛 들판에서 태어나는 붉은 피는 또 하나의 내가 된다.
 

by 하얀미르 | 2009/12/22 00:21 | 나를보다 | 트랙백 | 덧글(0)

2009년 12월의 어느 주말


 지난 밤에 과음한 몸은 쉽게 깨지도 않고

 느지막히 일어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밥 한술 뜨러 길을 나섰다.

 순대국밥 한술 뜨고 먹을 것들을 사서 돌아오니

 혼자서 대화를 해야하는 시간의 존재를 느낀다.

 지독히도 아팠었던 지난해의 겨울은

 끌어온 시간만큼 다시 하나의 고독을 남기고

 쏟아내고자 분주하게 달음질치던 마음은

 가습기 소리와 조용하디 조용한 노트북 키보드 소리만이 침묵을 부정하는 2평짜리 방에서
 
 갈길을 잃어버리고 갇혀있을 뿐.

by 하얀미르 | 2009/12/12 23:11 | 말해보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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